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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돌파 그랜라간

스쿠터로세계일주 2008. 3. 16. 19:49
애니 줄거리

 알수 없는 미래...지하에서 지상을 올라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인간들.. 그 지하마을에 살고있는 문제아 카미나와 성실한 굴착꾼 시몬. 지나치게 적극적이고 무모한 카미나의 꾀임(?)에 빠져 시몬은 지상으로의 탈출을 꿈꾼다. 시도와 실패..그 와중에 지상에서 떨어진 간멘의 등장으로 지하마을은 아수라장이 된다. 그와 함께 나타난 라이플을 가진 요코. 이 위기를 기회로 시몬이 발굴한 머리만 있는 로봇을 이용해 적을 퇴치하고, 카미아와 시몬, 요코는 지상으로 뛰쳐나가게 되는데..

 지상은 오히려 지하의 생활만도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간멘들의 인간사냥..그를 조정하는 수인들.. 결국 카미아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의 여행은 시작된다. 

애니 감상평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한번씩 우리가 지금 살고있는 세계가 전부일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은 없는가?..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살아가는가? 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은 없는가?

 

지나친 호기심과 무모함을 가진 카미아는 우리가 꿈꾸는 영원한 혁명가, 선지자 이다.

그리고 그 어떤 혁명이나 선도적인 역할은 뜻을 '이어받는 자'가 없어서는 안된다.

시몬은 카미아에 의해 눈을 떠 뜻을 이어받는 역할을 하게 된다.

천원돌파 그랜라간은 도전, 혁명, 선동의 애니이다.

 

비록 주인공은 시몬이지만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카미아'라는 존재이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의지'는 카미아 그 자체이다. 그러면서 그들 스스로 자체이기도 하다.

네가 믿는 나...내가 믿는 너..내가 믿는 나... 그 어느것도 의지할 것은 안된다.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너와나, 시간과 공간, 과거와 현재와 미래 그 어느것도 경계란 허무하고 무의미해지게 된다. 무모할 정도의 파괴적인 작품인 것이다.

 

작품의 중심인 '나선'은 무엇인가? 소용돌이이다. 이토준지의 작품의 소용돌이를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 소용돌이를 보면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 소용돌이는 이 작품속에서 생명, 힘, 시간, 공간, 의지 그 모든 것을 나타낸다. 모든것이면서 모든것을 부수는 것..그것이 소용돌이이다.

소용돌이는 집중이다. 그러면서 분산이다. 소용돌이의 끝은 모든 힘이 모이는 곳이면서도 부딧치면 흩어진다. 부수는 행위 역시 흩어지는 것이며, 소용돌이가 부서지는 것 역시 흩어지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아쉬운 것은 나선의 '집중'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다루었지만 '분산'에 대해서는 그리 충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극단적으로 파괴적이고 마초적인 작품의 특성상 그럴 수도 있다고 하겠지만, 작품에서 살짝살짝 찔러본 나선의 인생관, 우주관을 흥미롭게 바라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드릴은 나선의 모든것이며, 작품의 모든것이다. 작품의 마초적 성질은 드릴로 상징되는 성기의 연상을 통해 나타나면서, 파괴와 선정성은 드릴의 행위로 나타난다. 이 작품의 드릴은 시간과 공간 모두를 뚫어버리는, 파괴하는 도구이면서도 창조와 진보의 상징이기도 하다.

 

작품 자체가 어느 뛰어난 작품성이나 퀄리티를 가진다고 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즐거운 이유는 가끔 등장하는 19금 샷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의 억압된 선정성, 도전정신, 창조와 파괴욕구를 가감없이 드러내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계산된, 계산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언제부터인가 하늘이나 내일을 바라보기 보다는 어제와 오늘..그리고 땅만을 쳐다보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작품은 그러한 땅을 뚫고 그것도 모자라 우주를 뚫어버린다.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따져본다면 공간을 뚫어버리는 통쾌함은 시간의 억압마져도 비웃어 버린다.

 

우리가 그토록이나 집착하는 협소한 공간과 마이크로한 시간이 그 얼마나 쪼잔한 모양새인지 웃게 만드는 이 작품은 결론에 있어서는 별다를 것이 없다. 의지는 이어지고, 시간은 흘러가고, 인간은 늙어가고, 인간은 인간다운 행동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이 말하는 것은 그것이다.

 

소용돌이는 끊임없이 돈다. 삶은 계속된다. 생명에 집착하고 삶에 잡착하면서 발버둥치는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그 아무리 화려한 액션과 선동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그 모든것이 인간의 발버둥의 하나일 뿐인 것이다. 나선족과 비나선족의 투쟁이 아무일 없다는 듯이 그저 돌아가는 세상. 그 허무하면서도 단순한 진리가 이 작품의 결론이다. 

 

이 작품이 즐거웠던 이유는 그런 단순한 진리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동안 그리웠던 극도의 액션물이기 때문이고, 메카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품속에 산재한 유머와 시각적 즐거움 역시 빠질 수 없다. 어렸을때 보았던 영웅메카물, 또는 액션물이 현재 이렇게 나타난 것이다.

 

화려한 시각적 즐거움과 잠깐의 생각할 꺼리도 제공하는 천원돌파 그랜라간은 최근에 나온 작품들 중에서도 여러 만족을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