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검찰국가에 대한 합리적 의심

스쿠터로세계일주 2022. 3. 3. 12:38

정말 오랬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된다. 물론 이번 대선 때문이다.

그 동안 댓글정도로 의사표현을 해 왔지만 아쉬움이 많아 포스팅으로 정리하려고 한다.

 

우선 윤석열에 대한 나의 평가는 전형적인 "배신한 패장"이다.

배신이야 당연히 본인 피셜은 국민이 키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노무현부터 문재인정부에 이르기까지 진보정권과 진보인사들의 보호아래 성장하고 검찰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것이고, 깔끔하게 배신하고 뒤돌아 선 것이다. 통상 전쟁에서 배신하는 장수의 경우 자국에서 인정받지 못하거나 배신당하기 전에 먼저 적국으로 넘어가 배신하는 경우인데.. 윤석열의 배신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가장 믿어주고 지지해준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국민을 배신한 것으로 그 질이 매우 나쁘다고 본다. 

윤석열은 검사시절 나름 괜찮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윤석열에게 있어 가장 큰 과업은 "검찰개혁"이었다. 이미 검찰총장 인터뷰에 대해서도 공개가 된 바로 검찰개혁 열심히 해보겠다고 해서 검찰의 최고 자리에 앉혀준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그 동안 검찰 비주류의 한을 풀려는 것이었는지 어느새 검찰개혁보다는 검찰장악이 최우선순위가 되었다. 개혁해야 할 적폐대상을 보호해주는 극단적인 반전을 보인것이다. 그로 인해 검찰개혁은 시도조차 되지 못했고, 우연히도 김건희를 비롯한 처가쪽과 윤석열 본인이 연관된 것으로 의심을 샀던 저축은행, 삼부토건 등 다양한 이슈들이 제대로 된 수사나 조사, 기소가 이루어지지 않기도 했다. 가장 큰 소임을 시작도 못하고 적폐세력에 굴복한 패장이 아니고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윤석열은 검총 부임까지는 그래도 검찰개혁을 하려고 했을 것이라 믿고 싶다. 다만 부임하고 나니 본인과 처가에 관련된 수 많은 이슈들.. 특히 처가쪽은 전혀 손을 쓸 수 조차 없는 수준의 약점들로 인해 오히려 적폐세력에게 포섭이 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 뒤로 호랑이 등에 올라탄 상황이니 전형적인 변절자의 모습으로 변신했을 것이고..

 

우리나라의 검찰은 어디에 내놔도 부럽지 않을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다. 윤석열은 거기에 더해서 검찰에게 예산까지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과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까지 무력화해 슈퍼 검찰을 만들겠다고 이미 공언하고 있다. 검찰개혁이라는 화살이 거꾸로 검찰강화라는 총알이 되어 개혁세력들에게 돌아온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검찰은 가장 큰 적폐세력으로 꼽혀왔다. 그 동안 검찰이 독재정권과 보수정권의 사냥개 노릇을 온몸 바쳐 해온 결과일 것이다.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가장 큰 권력을 가진 검찰이 이제 제대로 자신들이 전면으로 나서려고 한다. 윤석열을 내세워서. 

 

냉정히 말하면 이미 그 엄청난 권력으로 인해 검찰이 무죄로 하려면 무죄이고, 유죄로 만들려면 유죄가 되는 세상이었다. 무죄로 하고자 하면 수사를 안하거나, 수사가 되어도 기소를 안하거나, 기소를 해도 엉터리 기소로 오히려 면죄부를 주거나 아니면 계속 무시하면서 공소시효를 넘겨버리거나.. 대단하지 아니한가? 

 

검찰개혁의 마지막 기회라 여겨지던 촛불정권과 180석의 의석으로 모든 기대를 받았던 윤석열이 이젠 검찰조직에 충성하는 식물대통령이 되려고 한다. 이미 윤석열 주변에는 검찰출신들이 득세하고 있고 개인적인 관점에서 이 사태의 가장 큰 문제요소였던 김건희 일가는 선거를 뒤에서 지휘하고 있다. 토론이나 유세만 보아도 윤석열은 꼭뚜각시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검찰이 지배하는 세상. 검찰이 유죄와 무죄를 정의하고 만들 수 있는 세상. 처가 비선과 검찰비선들이 날뛰는 세상이 오려고 한다. 이런 포스트 하나 때문에 감옥에 갈 수도 있다. 그런 세상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