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애니..게임..만화..

영화...모범시민...시스템에 종속되어버린 시민을 위한 모범시민의 반격!

스쿠터로세계일주 2009. 12. 14. 04:19
영화 줄거리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남자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에 의해 아내와 딸이 무참하게 살해당한 클라이드(제라드 버틀러 분)! 범인들은 곧 잡히지만 담당검사 닉(제이미 폭스 분)은 불법적인 사법거래로 그들을 풀어주고 마는데... 이에 분노한 클라이드는 범인들과 그들을 보...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시스템은 왜 존재하는가?

 시스템은 그 자체로 선인가? 악인가?

 시스템의 문제인가? 인간의 문제인가?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리속을 뒤집고 다니던 생각들이다.. 도저히 영화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한 때 법을 공부하였고...다행히도(?) 지금은 다른길을 가고 있는 나 자신에게 분노와, 안도와 슬픔을 안겨준 영화이다.

 

 클라이드는 모범시민이다. 그가 모범시민이라는 것은 국가, 제도, 사회라는 틀 속에서의 표상이다.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모범시민.. 하지만 그 모범시민은 도저히 더 이상은 모범시민으로 살 수가 없었다. 국가를 주인으로 하는 제도라는 하인이 그에게 모범시민으로 "존재"하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내가 강간당해 살해당하든 말든, 자신의 어린딸이 강간당해 살해당하든 말든 여전히 모범시민으로써 제도의 틀에서 제도의 명령에 따르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닉은 모범시민이다. 제도! 시스템!이라는 괴물에 충성하고 그 속에 자신의 신념을 철저하게 복종시킨 모범시민이다. 선악의 판단은 도덕이 할지라도, 처벌은 법과 시스템만이 할 수 있다. 그 시스템에 복종당하고, 그 힘에 매혹당한 철저한 모범시민이다. 그의 목적은 시스템의 상단으로 올라가는것 뿐이고, 그에게 정의의 실현이라 함은 자연법적 정의가 아닌 순수한 실증법적인 정의! 실현가능한 정의! 패배하지 않는 정의!뿐이다.

 

 이 영화의 화두는 국가-시스템-시민 이라는 구조!다.

 우리는 어느새 이 구조 자체가 "선"이라고 믿게 되었다. 제도는 시민을 위한것이고, 시민은 당연히 제도에 복종해야 한다. 비록 그것이 "소수"의 시민에게 부정의 하더라도! 그것은 국가를 위해! 시스템을 위해! 모두를 위해! 당연히 희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서울을 만들겠다고 집없는 사람들은 한겨울에 쫒겨나고, 자살하고, 불에 타죽는 가까운 현실이 너무나 아려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시민을 위해! 서울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제발좀 사라져주면 안되겠니? 라는 천박한 비웃음이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스템은 인간이 만들었다. 인간을 위해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인간은 시스템에 지배당하고 있다. 영화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적나라한 치부를 이 시스템의 측변에서 중계해주고 있다. 편의를 위해 만든 시스템이 시스템의 편의를 위해 인간의 권리와 존엄을 걷어차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스템은 악인가? 선한 목적으로 만든 시스템도 시스템이 되어버린 순간 악인가? 그렇지 않다..적어도 난 그렇게 본다. 시스템을 악으로 만드는 것은! 시스템의 도구인 인간을 악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시스템의 타성에 빠져버린 인간이다!

 

 시스템은 시스템일 뿐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듯..시스템은 시스템이다. 인간이 만들었든, 자연이 만들었든 그 존재 자체가 선이나 악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이용하는, 바라보는, 소유하는 인간!(소수라고 믿고싶다.) 바로 그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많은 사람이 죽는다. 죽어서는 안될 사람. 죽어 마땅하다고 느낄만한 사람...클라이드는 살인자다. 악을 악으로 벌한다는 발상자체가 악이다. 그는 스스로 악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악귀의 목표는 인간이 아니다. 복수도 아니다.(물론 복수의 마음도 있겠지만..) 바로 시스템! 구조악!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스템이란, 구조악이란 그 자체로가 아닌 위에서 말한 타성에 젖은 인간들의 악이다! 그 악들이 관행이 되고, 타성이되어 다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악의 고리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의 모범시민은 그 고리를 끊고자 지옥의 불구덩이로 뛰어든 것이다. 이 영화는 너무나 많은 내용을 담고있다. 국가의 구조화된 악, 공권력의 자기목적적이고 몰인격적인 폭력, 사형제도, 성범죄, 정의, 제도라는 이름의 폭력과 방임, 그 방임이 주는 새로운 폭력, 시스템의 해결되지 않는, 해결하지 않는 자기모순, 인간의 내면과 외면의 폭력성...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 많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영화는 산만하지 않다. 오히려 그 많은 이슈들을 당연하게 보여주고 당연하게 이야기한다. 너무 자연스럽게..

 

 그렇다. 우리의 일상은 이미 그러한 수많은 부조리와 폭력들, 모순들에 친해져 버린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영화는 날 좌절하게 만든다. 절망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래도 모범시민이 던져준 희망의 메세지가 이렇게 글을 쓰게 만들어 준다. 당연하게 지옥불로 향하는 모범시민과, 값비싼! 너무나 값비싼 수강료를 내고 정의론을 배운 모범시민이 있기에.. 난 약간의 안도감을 가질 수 있었다. 마치 그 많은 촛불을 들었던 소년소녀들이 있었기에 나 역시 촛불을 들 수 있었던것 처럼 말이다....

 

 영화 모범시민은 우리의 과거 독재시절이자, 우리의 현재 진행형이자.....우리에게 행운이란 이미 태어날때 버려버린 것이 맞다면, 우리의 미래의 이야기 이다.